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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신 레와 지식의 확산

by 글쓴이§※↔※↔ 2021. 9. 7.

태양신 레

오시리스가 지하세계의 왕으로 군림하던 때, 태양신 레는 창조의 신, 그리고 삶과 죽음의 신으로서 확고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다양한 모습으로 변하는 특성을 가진 이 태양신은 모습이 바낄 때마다 다른 이름으로 불리었습니다. 그는 이승에서 세 가지 모습을 가지고 있었고 저승에서는 더 많은 모습으로 변신했습니다.

이승에서 레는 동틀 녁에 케프리(Khepri)가 되었습니다. 케프리는 '존재에 이르는 자'라는 뜻의 이름으로서 이를 상징하는 상형문자는 쇠똥구리입니다. 또한 정오에는 '레(태양)'. 일몰때는 '아톰(완성된자)', 동쪽 지평선과 서쪽 지평선에서는 레-호르아크티(Re-Horakhty) 지평선의 레호루스였습니다. 「레에 대한이이야기 (The Litany of Re)」 라고 불리는 기록에 따르면 레가 밤에 취할 수 있는 형상은 적어도 75가지였으며 각각의 이름 역시 모두 달랐다고 합니다. 레와 아둠이 합쳐져 '레·아툼(Re· Atum)'이 된 덕에 그는 에너마드 (Ennead, 헬리오폴리스의 아홉신)에 속한 신의 숫자를 바꾸지 않고도 에네아드의 일원이 될 수 있었으며 오시리스의 증조부가 되었습니다.

실제로 제4왕조 즈음에는 이집트 왕을 '레의 아들'이라고 부르기 시작 했는데 이 명칭은 오시리스가 왕이었을 때를 기원에 두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됩니다. 신화에 따르면 레는 열두 시간에 걸쳐 이승의 하늘을 가로질러 여행을 합니다. 하지만 밤이 되면 지위가 낮은 신들이 끄는 배를 타고 열두 시간 동안 지하세계를 비추며 지나갑니다. 밤의 다섯 번째 시간에 레는 오시리스와 합쳐진 후 새롭게 부활합니다. 여섯 번째 시간에 이르러서는 배를 타고 이동하지만 악마 아포피스(Apophis)로부터 위협을 받습니다. 여섯 번째 시간에 레를 악마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해주는 주요 인물 중 하나는 세트입니다. 이승에서 왕좌를 두고 호루스와 싸우는 바로 그 신입니다. (이 부분은 호루스와 세트 간의 싸움이 신화의 일부로 편입되기 이전의 상황을 반영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결국 레는 밤의 열두 번째 시간으로 들어오고 배는 동쪽 지평선에 닿습니다.

레는 이제 케프리로서 산 자들의 땅에 들어와 끊임없이 이어지는 이 순환을 다시 시작합니다. 순환의 시작점에서 레가 '존재에 이르는 자'라는 뜻을 가진 이름을 사용한다는 사실은 그가 아무리 밤 시간 동안 계속되는 위험에 노출된다 하더라도 매번 아침마다 살아있는 자들의 땅에 다시 돌아오리라는 의미를 강조합니다.

 

지식의 확산

오시리스와 이시스 이야기. 호루스와 세트의 싸움, 레의 태양 순환이라는 이 세 가지 신화는 원래 개별적인 이야기였으나 늦어도 신왕국 시대에 들어서면서 동합되어 이승과 저승에서의 삶에 대한 완전한 세계관을 형성했습니다. 이 관점에 따르면 오시리스는 지하세계의 왕이고, 그의 아들 호루스는 이집트의 왕이며, 태양신 레는 이두 세계를 24시간 동안 이동함으로써 이승과 저승을 하나로 묶습니다. 하지만 정작 이집트인들은 이 이야기를 하나의 연결된 이야기로 기술한 적이 전혀 없습니다.

이 미야기는 '피라미드 텍스트(Pyramid Texts)'라고 알려진 문서를 시작으로 장장 3천 년에 걸친 분량의 글을 여기저기서 조금씩 긁어모아 완성된 것입니다. 그리고 당시에는 일부 특정 계층만이 이러한 지식에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이 내용은 영원한 삶을 위한 핵심적인 지식이었지만 전 시대를 거쳐 모든 계층의 사람들이 알았던 것은 아닙니다. 이 이야기는 아주 서서히 퍼지기 시작하면서 왕을 비롯한 상류 계층부터 가난한 사람들까지 지하세계로 들어가고자 하는 소망을 심어주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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